sunshiningirl

가을 모기

dancer on the keyboard 2011. 10. 23. 15:28
이야기는 이렇다. 아는 동생과 도서관에서 공부하기로 했는데 피곤해서 가지 않았다. 혼자있다며 썰렁하다는 동생의 문자에 미안함이 들어 파워드링크를 사둘고 슬리퍼 신고는 학교에 가서 동생과 자정에 담소를 나눴는데 OMG 집에 오니 여러 군데 자잘하게 모기가 엄청 날 사랑해줬더라. 그 놈 얼마나 대단한지 아직도 나는 모기놈을 못 잊고 간지러워한다지.

가을모기는 여름 철 지나 때를 잘못 타고 조용히 외롭게 자신에게 수혈해줄 사람을 찾아다닌다. 단풍이 들고 여름옷을 옷장에 집어넣고 갈색 옷을 입을 때 되면 우리는 한 철 장사하는 모기를 잊고 말아버리지. 그게 섭섭했던 모양인지 때 아닌 모기는 자신을 상기시키기라도 하는 듯 내 주위를 서성거린다.

지나간 사랑과 추억이 잊었다고 생각했을 때 문득 떠오르는 것처럼,
간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