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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타기
dancer on the keyboard
2013. 7. 31. 00:51
많은 낮과 밤이 지난 후 우리는 그렇게 모르는 채 지나갈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그리고 난 씁쓸하지만은 않은 그러나 기쁘지는 않은 미소도 띌 수 있게 되었다.
몰랐던 것일까 모르는 것일까.
우리는 다 잘못되었고 다 어긋나버렸다. 어긋난 채 만났고 잘못된 채 이어져갔기에 아슬아슬한 줄타기의 연속이었고 잠시 조용할 때는 줄타기 줄 가장 끄트머리에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중간으로 갈수록 흔들렸고 떨렸으며 그래서 더 감정이 컸지만 그만큼 용서할 수 없게 되었다.
난 그렇게 당신을 잃었고, 당신도 그렇게 나를 잃었다.
몰랐던 것이라 하기엔 너무나도 눈에 훤한 길이였다.
신경질적인 나를, 광적이던 너를 받아들이기엔 우린 자신을 너무나 사랑했고, 그게 지금에도 문제를 일으켜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