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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만남
dancer on the keyboard
2015. 6. 26. 11:44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장마가 시작했다.
갑자기 웃음이 났다. 우리가 쌓아온 그 많은 추억 때문이 아니라, 추억이 시작될 수 있었던 그 디딤돌이 떠올랐다.
심리적 압박감과 그에 따른 감기몸살, 잠을 못 자 미친 듯 뛰어대던 심장, 공복 상태에 마셨던 술 한잔.
우연히 들어간 그 곳에서 그와 마주했다.
검정 브이넥 티셔츠에 흰 반바지. 그는 나를 그렇게 기억한다.
그는 날 보자마자 무언가를 채워줬고 그가 이끄는 곳으로 난 함께 했다.
그의 친구들과 함께 한 시간, 그가 인사드려야 할 사람들에게 함께 향했던 그 시간,
내 가방에 아이스크림을 잔뜩 사왔던 시간, 서로 웃으며 대화나눴던 그 시간
푸른 나무들 사이에서 웃었던 그 시간.아이스크림 케이크의 별을 나눠줬던 그 시간.
처음의 그 기억을 잊지 못한 것인지 지금 갑자기 기억이 나는 것인지 장마가 나를 그때로 돌리고 있었다.
우리는 이런 상상을 해보곤 한다.
만약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그것은 인연이라고.
다시라는 말을 빼고 처음처럼 그렇게 만난다면 우린 그것을 '정답' 이라고 부른다.
정답을 찾는 정답.
너도 가끔 정답을 찾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