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 - 좋기 위한 헤어짐
내가 좋아하는 문구, '인연과보' 지은 인연의 과보는 피할 수 없다는 의미이고, 공으로 받은 사랑과 애정이기에 그 슬픔은 댓가라고 생각하면 피할 수 없는 것이구나 라고 볼 수 있다.
하나 더 좋아하는 문구는 '유연천리래상회, 무연대면불상봉(有緣千里來相會, 无缘对面不相逢)'.
인연이 있으면 천리 밖에서도 와서 만나고, 인연이 없으면 마주보고 있어도 만나지 못한다는 중국 속담으로 난 이 속담을 믿는다.
이렇게 인연에 대해서 좋은 글귀를 되새겨가며 이별로 아플 때 후회에 둘러싸일 때 혹은 그리움으로 사무칠 때 마음을 달래기도 한다.
회자정리 거자필반도 마찬가지다.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게 되고, 헤어진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된다는 말로 내가 지향하는 나의 이론처럼 '우리는 선으로 이어져 있어서 - 우리라는 선이 만들어졌기에 만났고 인연이 됐다는 말 -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고 저 먼 곳에서도 서로를 사랑하고 응원한다는 것과 같다.
모든 내용은 다 그러하다. 너무 노력하지 말라는 거다. 지금 내 힘으로 잡을 수 없다면 내 힘으로 어찌 할 도리가 없다면 대신 현재를 받아들이고 차라리 슬퍼하고 차라리 이 슬픔 속에서 배우고 앞으로 나가라는 거다.
긍정회로를 돌리는 것 같지만 어쩔 수 없었던 것처럼, 우리의 선은 지금은 더 멀리 늘어져야 하는 것처럼, 그리고 우리가 만날 인연이었던 것처럼 생각하며 오늘을 바라보는 거다.
너무 자책하지도 말고 말이다. 실은 마음이 별로인 이유는 관계가 끝났기 때문이다.
관계에 대한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지 사랑의 정도 때문은 아니다. 그리고 이런 게 날 힘들게 하지만 또 잠깐 뒤 웃고 있는 날 보면서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은 지금 내가 이 씁쓸함에 자리하고 있어야 그게 예의 같아서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이 무슨 바보같은 행동인지 모르겠지만, 관계가 끝났다는 그 씁쓸한 사실에 내가 씁쓸해하지 않으면 우리의 관계가 정말 끝나는 거라서..., 와 같은 무슨 말인지 모를 말을 내뱉어본다.
어쩌면 인연이었기 때문에 더 나쁘지 않기 위해 헤어진 거고, 이는 좋은 거다. 헤어질 때 슬프려고 헤어진 것도 아니고(이건 인연과보처럼 당연히 따라오는 거임을 알지만), 서로 나쁘지 않기 위해 좋은 선택을 한 거다. 미숙한 우리라서 행할 수 있는 수많은 상처를 견디기에는 어렸고 그 관계를 지킬 의지가 없어진 거라고 생각한다.
더 좋은 결과를 위해 헤어진 거니, 지금은 그 관계가 끝났음에 슬퍼하지 말고 되려 앞으로 더 웃고 나가보고 하자. 어려운 거 알지만 뭐 어떠니. 좋아하는 문구처럼 연인이라면 만나겠지, 선으로 이어졌으니 만났고 말이다.
좋은 이유로 헤어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