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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끝

dancer on the keyboard 2016. 12. 30. 10:36

내일 끝나는 2016년이지만 오늘은 금요일이기도 하니까, 

나의 셀링포인트를 잡아야 할 때. 


이제 벌써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10년이 다 되어가고 안 챙겨먹던 건강보조제를 먹기 시작한다. 


스물여덟, 

여러 지나간 사랑 

사회인으로 내년이면 4년차. 

여전히 나를 응원하는 소중한 주변사람들. 

그림 그리기, 글쓰기, 맛있는 음식 먹기, 운동하기, 책읽기 이 정도가 내가 하는 소소한 것들. 


내가 갖고 있는 건 이 정도인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받고, 아직 맛있는 음식을 주변 사람과 나누는 소소한 행복을 갖고, 등 따숩게 누울 집이 있고, 이 정도면 된 것 같다. 

대신 이제는 현실이라는 벽을 너무나 잘 느껴, 어떻게 내 미래를 그려야 할 지 그림이 그려져지 않아 무섭단 생각이 든다. 


스물여덟과는 다른 스물아홉이 내게 다가오는데 이건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또 나를 준비해야 한다. 

사회인으로서 자기 일에 대한 전문성을 지닌 사람, 
스스로 자신의 시간을 소중히 할 줄 아는 사람, 혼자서도 자신의 시간을 즐길 줄 아는 사람. 
더욱 더 주변에 아끼지 않고 사랑을 나눠주는 사람. 
잔잔하고 은은하게 향을 남기는 사람이어야 한다. 
여유를 지닌 게 눈에도 드러나는 그런 사람. 


친구 한 명이 자기는 사람을 안 믿는다, 못 믿는다고 한 적이 있다. 그때 내가 왜 못 믿느냐 못 믿을 짓을 했는지에 대해 물어봤는데 그냥 세상은 믿을 게 없다고 했었지. 
나는 사람을 너무 쉽게 믿어 문제가 많다 했는데 그때 그 친구가 했던 말이 
너가 따뜻한 세상에서 사랑만 받았구나 라고 했었다. 

그런 내가 계속 되고 싶다. 그냥 사랑받았던 사랑받은 게 드러나는 그런 사람으로 계속 성장하고 싶다. 내가 바라는 계속된 바람. 


달을 보고 예쁘다고 할 줄 아는 그런 소녀같은 사람이고 싶다. 

몇 년 전과 비교하면 팍팍해진 내 삶 속에서 달을 보는 시간도 줄었고, 달을 보고 감상하는 시간 자체도 줄었다. 그렇지만 그래도 꽃 한 송이에도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작은 일에도 크게 웃을 수 있는 그런 여유를 계속 가지고 싶다. 

나는 소녀로 살고 싶다. 

마음만은 소녀. (물론 어리고 건강한 몸은 좋지만..) 


벌써 내겐 새로운 겨울이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