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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3일에 썼던 2016년 10월 27일 일기

dancer on the keyboard 2016. 10. 7. 00:50

사랑하는 친구가 내게 선물로 준 5년간 매일 매일 쓰는 일기장 혹은 Q&A 5년 후 매일 다른 생각을 가짐을 알 수 있어 꽤나 색다르다. 생각치 못한 생각들도 해보기 마련이고.

한참 열심히 쓰던 때였고 지루하진 않았지만 루즈했던 내 일상에 새로운 일들이 생겼을 때였는데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질문은 지금 이 순간 가장 그리운 사람은? 이었고 난 6월 2일에서 3일로 넘어서는 새벽에 이런 글로 응답했지.

​그리운 이는 없고 ​하얗고 키 큰 그 고집불통남​ 이랑 잘 되면 좀 괜찮겠다 싶기는 하네 ​라고.

아마 이 날 이 페이지를 펴기 전에 어쩌다 10월 27일자 질문지를 펼친 것 같은데

10월 27일자 질문은 이것이었다.
나에게 주고 싶은 선물이 있다면?
이었고 나는
​사랑 ​ 이라고 답했지.

삶은 언제나 고달프기 마련이고 욕심내기 마련이고 풍족한 삶을 원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근원적으로 혼자 하는 기쁨은 함께 하는 기쁨을 못 따라오고 아마 저때쯤 ​이제는 다시 사랑해도 될 때다​ 라는 생각을 많이 가졌었던 것 같다.
그때 하얗고 키 큰 몹시 귀여운 상남자가 내 생활에 침입했고.

과연 10월 27일이 되면 나는 무슨 글을 쓸까?
그리고 나는 6월 3일 아니 2일을 기억하고 있는가? 그 수많은 궁금증과 설레임, 그리고 조심스러움.

벌써 꺼내면서 추억앓이하기엔 ​안타까운 ​시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웃음이 절로 나오는 내겐 없을 줄 알았던 색다른 순간들이었다.

어쩌면 나는 그의 생일날 썼던 것처럼 이제는 내 마음의 큰 자물쇠 하나를 철컹 하고 풀었는지도 모른다. 아파함조차도 사랑하는 변태 성향이 다시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다. 미래는 불안정하니 나는 언제나 불안정한 미래를 위해 오늘의 행복을 유예하지 않을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