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여행, 안 해본 것들을 해보니, 새로운 일들이 연달아 일어난다. 이번 여행만큼 글을 안 써본 여행이 있을까? 어쩌면 복기할 것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또 어쩌면 이제 내 맘에 감사의 마음과 설렘의 마음이 가득차 있기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이번 여행은 그 다른 어떤 것보다도 안해본 것들을 해보겠다는 마음이 컸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걸 할 수 있는 게 줄어든다는 걸 느꼈고, 나를 정의할 수 있는 건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볼법한 일들을 망설였던 적이 많았는데, 한발짝만 더 나서보는 정도로 소소한 것들이지만, 내겐 큰 한 걸음이다. 동행을 구해서 윔블던에서 이틀동안이나 같은 사람과 6-7시간씩 큐를 하고 같이 밤 10시까지 경기를 즐기는 걸 보면, 모르는 사람에게 더욱이 나를 드러낸다는 게 쉬운 일일까 싶다. 어찌나 공통점이 많던지 얘기가 쉽게.. 더보기 24년을 돌아보며, 매년이 그렇지만, 금세 한 해가 끝나간다. 순식간이란 말은 이럴 때 사용하는 건가 보다. 9월이 시작될 때, 남은 사 개월을 더 의식을 갖고 살자며, 글을 썼는데 이제는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그리고 올해가 내가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를 되돌아본다. 겨울에서 봄이 오는 그 시기는 신기하게도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때이고, 나는 그때가 가장 지쳐있고 우울해진다. 그 동굴에 들어섰던 때를 기억한다. 이제는 적어도 그때가 온다면 (곧 오겠지만), 생명이 꽃피기 위해서 필요한 시기이니 그 또한 설렘으로 사랑하고 그 우울을 이해하기로 한다. 남은 사 개월, 9월은 지난 글에도 썼듯이 뉴욕 출장 준비에 여념이 없었고, 9월과 10월 초를 뉴욕에서 맞이하며 또 감사함을 다시 깨닫고 나의 미래를 또 집중하는 게.. 더보기 콧등 시린 가을과 겨울 사이 갑자기 낮아진 온도에 차를 탈 땐 히터를 틀게 되고 몸은 움추려든다. 우울과 감정에 빠졌던 하루를 가을탓이라고 하며 날씨를 탓한 게 그제인데, 금세 겨울이 온 듯 하다. 새벽녘에 맡는 공기는 상쾌하다못해 차가워 콧등 시리고 이제 이 온도에 적응해야겠지만(추워지니 새벽운동하기 위해 일어나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적응하기 전에 느껴지는 긴장되는 신경감은 여전하다. 그래도 이런 온도의, 계절의 변화 덕에 불곰과 같이 보냈던 이 계절과 이제 다가올 한겨울이 떠올랐다. 언제나 겉옷을 안 챙기는 나 때문에 옷을 벗어줘야 했던 불곰과 다음부턴 옷 입으라는 말로 추위를 이겨내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얘기하는 모습에 서로 깔깔 웃었던, 추운만큼 몸이 마찰로 열을 낼 정도로 으스러지게 붙어 다녔던 때가 떠올랐다. 이.. 더보기 이전 1 2 3 4 ··· 1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