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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인가요 ‪파리로가는길 영화를 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냐는 질문에 두 주인공은 답을 한다. 나는 매순간이 행복해 하나를 꼽을 수 없다 생각하다 최근의 누구와 함께 한 행복을 떠올렸다. 그러다 생전에 새벽에나 도착하면 피곤한데도 날 반겨 웃으시던 할머니와 마주했던 순간이 아마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닐까 싶다. 모든 순간을 다시 맞이할 순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내가 그녀의 볼에 키스를 하면 세상 행복한 듯 날 향해 웃으며 키스해주던 그녀를 잊을 수 없다. ‬ 그 외엔 토플 시험을 볼 때 스피킹/라이팅 영역의 짧은 질문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언제냐는 질문에 내 첫 남자친구가 서프라이즈로 해줬던 일 년 이벤트를 꼽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나온 저 질문에 난 가장 최근인 .. 더보기
여행의 힘, 새벽의 용기 내가 애정해 마다않는 상도동 친구와 따뜻한 여행지로 여행을 떠났고, 매일 밤 우리는 술파티를 벌였다. 사실은 편의점 쇼핑에 꽂혀 매일 밤 디저트만 먹어댔지. 나는 물론 감자과자. 친구와 함께 하는 그 시간이 즐거워 다음 날 일정을 조금 늦게 시작해도 그 시간을 포기할 수 없었고, 여행지에서 보내는 불타는 금요일 밤을 술 한 잔 기울이며 엉엉 우는 자세도 보여주고, 그러다 여행은 언제나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신감을 주기 마련이라는 내 철칙이 작용했다. 싸구려 와인과 온갖 주전부리를 숙소로 사들고 와서는 이미 식사 자리에서 사케를 그렇게 마셔놓고선 또 아쉽다며 술상을 펼쳤다. 뜨거운 라멘도 만들고 냉동요리를 해동하며 예쁘게 한 상 차려놓은 채로, 우리는 이미 취한 상태에서 그렇게 또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더보기
6월 12일자 일기 주제 "한 달 안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는가?" 작년엔 운동과 다시 사랑에 빠지는 일 이라고 적었다. "​다시​" 그리고 또 어색할 수 밖에 없는 그 사람을 호칭한 그 호칭을 직접 입에 올리며 잘해보자며 내 이름을 불렀던 걸 기록에 남겨뒀다. 돌이켜보면 참 터프하다. 올해 유월 육일에 미리 써둔 12일자 일기에 나는 "일 년만에 나는 또 사랑에 빠져야 하는 사랑을 갖고 싶어했다."며 헤어짐의 무게와 잘 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드러냈고 더해 또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순간들을 말했다. 오늘 다시 그 주제에 대해 이른 아침이지만 나는 내 직업적 성장과 함께 설레임을 써내려갔다. 오랜만에 느껴보고 싶단 말이겠지. 그저 괜찮아서 한번 더 가 아니라. 참말로 웃기단 말이다. 이루고 싶은 목표는 결국 안 이뤄질.. 더보기
아직 진행되고 있는 이십 대의 연애 #4 두 번째가 흑곰이었다면 세 번째는 백곰이다. 마지막 흰 어깨 깡패와도 사랑을 마무리한 건 상황이 큰 변수였다. 그의 사업 시작, 췌장염, 나의 이직과 적응기. 서로가 힘든 상태였고 서로 익숙했던 패턴에서 새롭고 달라진 생활 패턴에 지쳐갔다. 다투면 나는 말을 하고 참됨/그릇됨을 이야기하며 그 상황을 정의했고 그는 함묵했다. 우리는 어리기에 자존심이 먼저였고, 서로가 서로에게 모진 말을 던져대기만 했다. 힘든 생황과 지친 육체는 상대를 지킬 수가 없었다. 다시 만나면, 이제서냐 나는 그 하얀 키 큰 남자의 화법을 이제야 이해하게 됐고 그래서 어느 포인트에서 화난 줄 알았다고 했다. 그렇게 편지를 썼었다. 더해서 사업에 응원을 주고 싶었다고도 했지. 아마 그때 나는 떠나는 기차 번호를 계속 부르고 있었던 것.. 더보기
아직 진행되고 있는 이십 대의 연애 #3 두 번째도 똑같이 기억난다. 그 장소, 시간, 주변 사람, 헤어짐 후의 진실된 헤어진 순간들. 그는 흑곰이었는데 그의 과도한 애정에 나는 아주 앙칼진 여자가 되었다. 말 그대로. 서로 스케줄이 맞지 않아 주말은 일요일 저녁을 함께 하는 정도였다. 그 당시 내 주변 모든 친구들은 연애 중이었고 나는 직장을 이제서야 구해서 평일 내내 힘들어 주말만은 즐겁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래도 그는 참 많이 노력했고 그와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만나 사랑을 나눴다(여기선 '데이트'를 의미한다). 그는 변덕스런 내 마음을 참 많이 받아줬다. 그저 그는 '사랑'을 아는데 '연애'를 몰라서 나와 어떻게 잘 만나는지를 몰랐었다. 금요일, 코엑스, 일 때문에 자주 못 봤고 데이트 다운 그런 정통 코스는 해본 적이 손에 꼽.. 더보기
아직 진행되고 있는 이십 대의 연애 #1 생각하는 한 내 20대가 흐르고 있는 현재까지 나는 총 세 번의 연애를 했고 마지막은 5개월 전이다. 오늘 여러 글들을 읽다 재회를 다루거나, 이별 후 슬픔을 다룬 영화를 소개하는 글에서 재회를 하고 싶다면 헤어진 이유를 생각하고, 똑같은 상황이 왔을 때, 다르게 행동할 수 있는지, 자신의 노력을 상대방이 몰라주고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것이더라도 사랑을 위해 다르게 행동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되물어보라고 했다. 이런 과정을 스스로 가지고 나서 정말 상세하게 행동으로 바뀔 수 있는지 혹은 견뎌낼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한 후 결정해야 한다고 했고, 재회가 된 후에도 한 동안은 거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만남을 원하는 쪽은 '을'일 수 밖에 없어 아마 전전긍긍하는 상황도 있을 것인데 견뎌내면 처음엔 느끼지.. 더보기
가장 아플 때 느끼는 카타르시스를 그리워하다. 어느 책에서 그랬다. 역설적이게도 가장 아름다운 예술(문학작품)은 사랑의 이별로 가장 아플 때 제일 잘 써진다고. 그 순간이 지나면 글이 잘 안 써지고 그래서 글을 쓰기 위해 머리를 싸매야 해서 아프다고. 내가 딱 그렇다. 아플 때, 정신적 위로가 필요했던 헤어짐이 코 앞에 옴을 느꼈던 순간들과 헤어진 직후, 그리고 혼자로의 생활에 다시 익숙해질 때까지 나는 감성적인 물에 빠져 허우적거렸고 그 당시 거의 모든 생각과 그 생각의 흐름에서 나온 글은 감성에 호소한 것이었다. 가장 최근까지 그러했지... 그때는 그게 참 싫더라지. 그런데 지금은 일에 치이며, 시간이 흐르며 그런 감성적인 순간은 일부러 시간을 만들어야만 가능한, 그것도 쥐어짜야 되는 아쉽고 감사해야 하는 시간이다. 그때는 이런 감성놀음이 어찌나.. 더보기
어떻게? 내가 상대에게서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선 말만으로는 안 된다. 그럴 거였으면 우리 또한 부모님 말씀 들은 것처럼 모두 공부를 열심히 했어야지 않겠는가. 내가 상대에게 사랑과 이해를 바란다면, 가장 쉽게는 겉모습을 꾸며 매력을 발산하는 것처럼 내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처음과 같은 사랑을 바란다면 처음보다 더 매력적인 모습으로 자신을 가꾸고 상대에게 무차별한 사랑을 퍼붓고 긍정적인 말을 해야 한다. 상대는 너의 그런 무차별적 애정에 넉다운이 되겠지만 동시에 상대의 사랑에 감사할 것이다. 만약 감사할 줄 모른다면 과감하게 버리라. 사랑 받기 위해 사랑해달라고 하는 건 부모님께나 가능한 행위이다. 사랑 받고 싶다면 사랑 받을 행동을 해야 한다. 그저 불만을 쏟아내지 .. 더보기
시간의 연속성 속에서 어디 하나 끊어내질 못하겠지만 분명 어떤 교차점에서 새로운 구간으로 넘어가는 시간이 멈추는 혹은 시간과 시간이 맞닿는 때가 있다. 그게 아마도 내겐 봄이겠지. 생각한대로 흘러가고 있다. 내가 한 사랑에 대한 응당 대가 혹은 사랑했음을 증명하는 길은 사랑할 때도 나타나지만 그보단 이별했을 때 얼마나 아파하느냐가 그 사랑에 대한 보답같다. 공으로 얻은 행복이니 아픔이 당연한 것처럼, 나는 그렇게 아파했고 이제 그 사랑의 정도가 끝이 나 보인다. 그렇다고 사랑의 흔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저 이제는 내가 보낸 그 시간이라는 방에 열쇠를 채워도 된다는 생각이 든 것. 그리고 언제나처럼 생각날 때마다 능동적으로 자물쇠를 풀고 혹은 자물쇠를 잠구고 할 수 있다는 것일 뿐. 아마 이번 연애.. 더보기
곪으면 없어지지 않는 점처럼 흔적이 남아 지금 당신의 거주지가 상사 혹은 선배와 같은 지역구라면 지금 당장 이사를 하는 게 어떨지 생각하는 바이다. 집을 가다 애정을 쏟아부어주는 보스의 전화. 그리고 번개. 여러 이야기를 하다가 자신은 피부가 참 좋았는데 한 번은 뾰루지가 난 적이 있다고 한다. 그 당시 뾰루지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았더니 점으로 바뀌었다고. 그러하다. 혼자 해결하지 못하거나 아픈 일을 "괜찮다"는 주문으로 계속 스스로를 옭아매다면 그 아픈 상처는 시간이 내 편인 것처럼 괜찮아지겠지만 점으로 남아 언제든지 기억되는 슬픈 기억으로 남게 된다. 내 몸의 흔적처럼 남겠지. 아플 때는 울어도 되고 양껏 슬퍼해도 되고 주변에게 알려도 괜찮다. 뾰루지 안에 들어있는 하얀 농축액이 터지는 것처럼 다 터뜨려라. 그러면 점처럼 흉터는 남지 않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