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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진행되고 있는 이십 대의 연애 #3

두 번째도 똑같이 기억난다. 그 장소, 시간, 주변 사람, 헤어짐 후의 진실된 헤어진 순간들. 

그는 흑곰이었는데 그의 과도한 애정에 나는 아주 앙칼진 여자가 되었다. 말 그대로. 


서로 스케줄이 맞지 않아 주말은 일요일 저녁을 함께 하는 정도였다. 그 당시 내 주변 모든 친구들은 연애 중이었고 나는 직장을 이제서야 구해서 평일 내내 힘들어 주말만은 즐겁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래도 그는 참 많이 노력했고 그와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만나 사랑을 나눴다(여기선 '데이트'를 의미한다). 

그는 변덕스런 내 마음을 참 많이 받아줬다. 

그저 그는 '사랑'을 아는데 '연애'를 몰라서 나와 어떻게 잘 만나는지를 몰랐었다. 


금요일, 코엑스, 

일 때문에 자주 못 봤고 데이트 다운 그런 정통 코스는 해본 적이 손에 꼽는 우리였기에 일을 마치고 짧은 틈을 내 식사만 하고 그는 일을 시작하러 가야 했다. 

나와 함께일 때도 일에 집중해야 하는 그 모습이 참 씁쓸했던 때였다. 

알로하 테이블에서 소프트콘을 하나만 사서 나눠 먹는 그 연애 초반의 커플을 앞에 두고 상반된 우리가 앉아 있었다. 

"서로 추구하는 당장의 연애가 달랐고, 우린 헤어졌다." 


그는 여전히 가끔씩 나만큼 자신의 일을 이해해주고 기다려준 사람이 없었는데 다툴 때 조금 더 내 편을 들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한다. 매번 주입했던 천사가 실제로 맞았었다는데, 

나는 정말 그랬었나보다. 그렇게 앙칼지게 굴었음에도 그에겐 그랬었나 보다. 


헤어진 당시 그와 다시 만나겠다고 다짐했다. 연애가 별로 다르던가. 

정말 좋고 참을 수 있고 아니 참는 게 아니라 참아야 된다고 생각헀던 것도 별 것 아니라고 여길 수 있을 듯 했다. 

남자는 우선 결정을 내렸으면 번복하기를 원치 않는다. 그 또한 그러했다. 더해서 그 당시 그는 자신의 목숨이 먼저인 상황이었다. 


사업, 사업. 


하지만 여전히 그는 내게 참 좋은 존재다. 


- 두 번째 연애, 재회, 그와의 여전한 좋은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