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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차이

정대만의 3점 슛은 항상 경기 종료 1초 전에 이뤄진다. 

대부분의 경기는 1초 차이 혹은 1점 차이와 같은 따라잡을 듯 잡히지 않았던 순간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 순간의 차이는 은메달을 금메달로, 금메달을 은메달로 혹은 준우승 후보에서 우승 후보로 바꾸게 만들어버린다. 


스포츠뿐 아니라 우리의 사건사고 또한 순간에 따라 달라진다. 


사건사고뿐이겠는가. 사람의 감정의 선을 건너는 것조차 눈 깜빡하는 그 순간 아니던가. 

아슬아슬한 관계를 넘어서는 그 순간조차도, 혹은 뜨거운 마음이 차갑다 못해 얼음장 같은 마음으로 변하는 것 또한 한 순간이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는 영화 혹은 소설을 읽어봤다면 알 것이다. 

데이지의 사고에서부터 연결돼 '만약 그랬다면'이라는 시간에 대해 천천히 거꾸로 기술하는 것을. 


실로 우리는 알고 있다. 만약이라는 순간은 절대 이뤄지지 않았던 그 성공률 0%인 시나리오의 결과를 웅얼거리는 것일 뿐임을. 


눈 깜빡할 그 순간은 아주 짧겠지만 함께 아주 길 수도 있다. 길다 못해 너무나 고통스러울지도. 


지금 내겐 고통의 순간이다. 그 순간의 고통이 정말 한 순간이기를. 



-차가운 물의 온도는 미지근함을 지나 뜨거워지고, 뜨거운 물의 온도 또한 미지근함을 지나치지 않고는 차가워질 수 없다. 


미지근한 그 순간이 짧기만을 바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