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이 재발했다. 일주일간 10시간 정도를 잤더니 내가 사랑하는 물 안에서 물개처럼 놀지 못하고 그저 고꾸러지기만 했다. 교정을 돕는 강사님께서 Relaxing을 도와주겠다고 했다.
블루투스되는 방수 이어폰에선 정신수양 노래가 나왔고 나는 그저 물에 몸을 맡겼다. 약 20분간 따뜻한 물이 날 감싸고 있었다. 눈을 감고 자유로운 상태에서 나는 나를 기대했다.
좋은 일이 가득하고 나의 하루하루가 기대된다. ㅏㅇ
그렇게 마음을 컨트롤하다보니 시각적으로 상상을 시작했다. 드디어 미소지을 수 있었다.
나도 모르게 힘들었던 팔 월이었다. 기대한 것도 있었고 여러 일이 있었는데,
드디어 인정했다.
나쁜 의미도 없이 정말 '끝'난 것이다. 이 챕터는 이미 끝났겠지만 내가 쓴 펜의 잉크가 이제 다 말랐다. 매번 얘기하는 것이라 또 다시 시작도 있겠지만 (밑장깔기 하하), 그렇게 내 마음이 위로 받았다.
프로그램이 마치고 눈을 뜨고선 나도 모르게 위로 받았고 정말 고생했으며 내 하루하루가 행복하고 충만할 것이란 그 상상과 끝남을 축하한다는 의미에서 눈물이 났다.
닭똥같은 눈물방울이 떨어지려 해 강사님께 그저 고맙다는 인사만 연거푸 했다.
힐링이 이거라면 정말 힐링을 받았다.
나는 이제 그와의 챕터를 닫을까 한다. 잉크가 마르지 않아 번질까봐 그러면 우리의 기억이 흐려질까봐 나는 그 챕터를 닫지 못했다.
이제 나는 시작할까 싶다.
끝을 내고 그를 응원하는 마음은 그대로 가져가되 우리는 이렇게 닫아두도록.
예전에 쓴 글에서 한 챕터가 끝나야 새 챕터가 시작되고 다시 등장할 수도 있다고 했다. 정말 이젠 시작이다.
어제와 같이 땅이 구멍날 정도로 강하면서 시원한 비에도 불구하고
그와 내 이야기는 이제 번질 일 없이 챕터의 한 장이 끝났다.
나와 그의 미래를 응원한다.
- 2017.08.20 비오는 압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