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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어쩌면 어디로 갈 지 몰라 이렇게 방황할 수도 있다. 그 방황이 나쁜 것도 아니고 어디로 갈 지 모르는 게 나쁜 건 더욱 아니다. 그냥 알고 싶지 않을 수 있다. 

 

내 삶이 이렇게 흐를 줄 몰랐다고 말하나, 과연 정말 모르는 삶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유인 즉 어릴 적 그렸던 삶 속에서 나는 '커리어우먼'이라는 뱃지를 갖고 싶어했고 성공했다. 

원할 때 조금은 어렵지만 어디든지 갈 수 있고 그런 삶을 살고 있다. 그러니 이건 방황이 아니라 이 또한 원했던 여유일 수도 있다. 유유자적하는 삶이랄까. 

 

우붓에서 3월 말에 쓴 엽서가 드디어 도착했다. 나는 나를 잘 알아서 참 좋다. 쉬는 동안 무언가 쉬면서 '무엇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사로잡힐 너를 알기에 걱정된다고 쓰여있었는데 실제로 우붓에서 돌아와 그 감정을 많이 느꼈다. 

 

허나 보라. 

조금의 시간이 지나자 마자 나는 언제 불안했냐는 듯 쉬고 있으며 다시 한번 키보드 위에서 춤을 추고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뿜어나오고 있다. 언제나 늦은 건 없다. 하지 않는 게 가장 늦은 것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