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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어색하다 했던 스물하고도 여섯 살. 여전히 나는 뒷자리 5를 고수하는 듯 했으나 이제는 7을 받아들이기를 반항하고 있고 이젠 럭키하다는 그 세븐을 받아들일 날이 스물다섯에 가까웠던 때보다 조금 남았단 것을 달력을 넘기고서야 알게 된다.


아차차. 

이게 바로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라지.

이천년하고도 10하고도 4가 더 붙는 올해를 말도 안된다고 하지만 그냥 그런 하루처럼 5를 받아들일 날이 오겠지. 그러면 나의 고등학교 시절은 세 살 추억보다 더 까마득하고, 대학 신입생이었던 그 촌스러움은 마치 70년대 같겠지. 이렇게 시간이 흐른다. 그래서 하루를 더 소중히 보내야 하지만 그저 나는 아침에 눈을 뜨고 바쁘게 출근길에 오르고 하루 열 시간 정도를 컴퓨터 앞에서 보내다 집으로 가버리고 잠을 취하고 다시 눈을 뜰 뿐이다.


작년 이맘 때는 논문에 대한 희열로 열병도 이겨냈고, 비가 오는 날엔 비가 와야 피식피식 웃었다. 그러다 오늘이 왔다. 



매일을 일하며 뚜렷한 목표 없이 살고 있는 듯 한 지금 어색했던 새해의 절반도 지나고 새로운 해를 맞기 전엔 해야 할 일들이 있지 않겠는가. 적어도 더 늙기 전엔 말이다. 아니 어리지 않은 때를 대비하기 위해. 


새로운 해의 새로운 만남들, 일, 행복 그리고 사랑까지 

나는 아마 아주 축복받은 사람인 듯 하다. 그래서 이 축복을 누리고 또 누려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전에 

'7'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작년과 달리진 점은 나의 뱃살이 더 말랑해져 귀여워졌고, 얼굴은 해골보다 살이 좀 더 있어 봐줄만큼 성숙하며 사랑하는 애인도 있단 점. 


그렇다면 이제 더 달라질 점들을 만들어보자.

7월이니까. 행운은 나의 것이 아니던가. 


회사의 어수선함을 틈타 이런 글도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