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the modern myth

현대사회에서는 신화는 언제나 신화로 남을 뿐이다. 즉 아름다운 이야기는 나와 네게 일어나지 않고 항상 나와 세 다리는 건너야 되는 그런 주변인에게만 사실일 뿐, 우리에겐 신화로 현실이 되지 않는다.

친구의 친구의 친구에게 일어나는 일이 있을 뿐, 내게나 혹은 내 친구 혹은 우리에겐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건 우리를 슬프게 하는 '신화'일 뿐이다. 너와 나의 관계도 그렇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이라고 하지만 마치 '잉꼬부부'같다고 하지만 결국 헤어졌다. 그리고 다시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지진 않았다. 봄은 기적의 계절이라지만 그건 계절에게만 국한된 소리인가 보다. 

모두가 신화 속 신과 같은 스토리를 남기고 싶어하지만 나같은 mere human being에겐 너무나 먼 이야기다. 

우리의 이별식은 너무나 드라마 같고 성숙해서 마치 신화같았지만 신화에선 이별만이 존재하는 경우가 없으니 이 또한 신화로 남을 순 없다. 

아마 신화가 아니라 사실이 되려면 둘 다 기적적인 변화가 있어야 할 건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받아들이는 자세와 사랑으로 보듬을 수 있는 감사함만이 필요한 걸 지도. 그러나 이게 어렵기에 신화겠지. 
믿지 못할 이야기를 믿을 이유는 없다. 그저 내 이야기를 만들면 될 뿐이다. 

지인의 말처럼 연인관계는 확 자를 수도 확 잡을 수도 없다면 이렇게 잔잔하게 물 흘러가듯 놔둬보면서 서로를 잊거나 서로를 더 그리워하며 불타오르거나 하는 다양한 방식이 있다. 나는 매사 전자의 방식을 선택했다. A가 아니면 B일 뿐이다는 강경한 태도로 일관했다. 그게 내 이별방식이었다. 아마 후자와 같은 방식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내겐 신화같은 기적같은 이야기일 것이다. 

 

더불어 이미 내겐 신화같은 이야기가 있다. 누군가의 첫사랑이 된다는 게 자랑스럽거나 중요한 일은 아니지만, 그저 서로에게 사랑이었다는 건 무엇보다도 달콤하고 아름다운 매력적이 이야기다. 그런 이야기가 있으면 되지 않겠는가. 

그 이야기를 갖고 나와 너, 그리고 모든 이들이 같은 시간을 보내고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우리에게 서로의 신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