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讀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학기가 시작할 때 구매했던 도서를 이제서야 읽었다. 이것 저것 핑계가 뭐 그리 많던지, 새 책을 책꽂이에 방치해 둔 내가 안타깝다고 느꼈다.

프랑수아즈 사강, 그녀의 글은 어떤 수식어도 없고, 웅장한 묘사도 없지만 읽는 데 공감하지 않을 부분은 없다.

읽는 동안 알랭 드 보통의 작품들이 자꾸 생각난 이유는 사실 그대로를 반영하고 있고 소설의 특징 중 하나인 것처럼 내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 주인공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요하네스 브람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문장은 작품 속에 딱 한 번 의문형으로 쓰인다. 시몽이 폴에게 연주회를 초대할 때 말이다. 이때 폴은 계속해서 그 말을 되새겨본다. 언젠가부터 나는 좋아하는 것이 없어졌고,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는 질문에 답은 하고 있지만 그것은 실제가 아니라는 그녀의 이야기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었다. 브람스를 좋아하는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 떠난 모험. 할 만하지 않았겠는가.

배신을 겪음에도 불구하고 남자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그녀의 모습.
아 혹시 그것은 사랑일까?
나와 함께 한 익숙한 시간에서만 자신을 정의할 수 있기 때문에 그를 사랑한다고 한 건 아니었을까?

그녀의 글을 읽으며 느낀 점은 덧없음이다. 덧없고 변하기 쉽고 불안정하며 미묘한 사람 사이의 감정...사랑이 사랑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세월이 필요하다는 말을 공감할 수 있게 한다. 그 미묘한 관계 사이의 감정이 나를 파괴하기도 하고 웃게도 한다는 것 말이다.

글의 마지막 부분이 참 씁쓸하다.
나는 그렇게 사람이 변한다고 말했는데, 결국은 사람은 변하지 않던 것인가...

이 얼마나 덧없는 사람의 심리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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