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였다. 그녀가 뿌린 향이 내가 타고 있는 유리창을 통과하며 내 감각을 자극했다. 비가 그친 이유에서였는지는 몰라도 그 향은 시원하면서도 동시에 달콤하기 그지없었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그 향에 난 취해버린 게 맞을 것이다.
아마 그 여성은 자신의 향수를 자랑하기 위해 집에서 뿌리지 않고 친구를 만나기 직전에 뿌린 것일 수도 있다. 혹은 이성에게 더 아름다운 향으로 유혹하기 위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그 달콤한 향을 뿌린 것일 수도 있다. 아니라면 단순히 시간이 없어 향수통을 그대로 들고 나왔거나, 원래 자주 뿌릴수도 있겠지. 하지만 어떠하리.
그녀가 뿌린 향이 무언지 몰라도 나는 그 향이 과일향처럼 달콤하면서도 여름숲의 시원함을 간진한 느낌이라고 난 생각한다. 버스 전체에 퍼져 모두가 그녀의 향에 취해있는 듯하다.
나는 처음 그 여성이 향수를 가방에서 꺼냈을 땐, '와..저 큰 향수도 지니고 다니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여성이 그 큰 향수를 가지고 다녔기 때문에 내가 이 아름다운 언젠가는 음미해봤을 법한 향을 느끼는 것 아닌가.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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