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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shiningirl

여름의 소리, 라떼의 음악


라떼 위에 올려진 거품을 망가트릴 때에만 아는 매력은, 잔 깊숙히 투여된 빨대의 움직임을 듣는 것이다.
비가 더이상 오지 않는 여름날, 태양을 마주하며 인공바람에 더위를 식히면서 아이스라떼 한 잔을 마주하면 유리창 너머의 눈부신 아름다운 더위와 시원한 공기 속에 머물어있는 나를 알 수 있다.
빨대를 휘저어 라떼의 하얀 대칭적 거품을 부조화처럼 만들 때 나는 의도하지 않았던 아름다운 소리를 듣는다. 음료 안에 냉각제역할을 하는 얼음의 부딪힘을 듣는다. 한 번도 생각한 적 없던 얼음들이 내는 소리는 클라리넷 소리처럼 아름다우며 이 더운 여름날 아주 잘 어울린다.

이 소리에 취하려고 계속 빨대를 휘저으며 아름다운 소음을 만들다보니, 내 라떼는 커피와 물이 따로 노는 결과를 초래했지만 그러면 어떠하리. 아름다운 소리를 내게 주었잖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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